자정이 다되어 도착한 비엔티엔 공항에서 블로그 봤던 대로 택시 부스로 가서 7달러로 비엔티엔 시내까지 갈 수가 있었다.
진짜 우리나라 블로그의 힘은 여행할 때나 요리할 때 더 느끼는 거지만 정말 대단하다.
숙소가 여행자 거리에서 도보로 30분쯤 떨어져 있는 곳이었는데 잘 모르겠으니 구글 지도 보고 여행자 거리까지 무작정 걷기로 한다.
가는 길에 환율이 가장 낮은 곳이 있어서 거기서 환전을 하고(방비엥, 루앙프라방에서는 절대 그 가격으로 할 수 없었다는...)
현지분들이 사시는 동네도 구경하면서 사진찍다보니 30분이라는 거리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행자 거리리로 가는길에 본 참탑.
라오스는 첫날 1박 마지막 날 1박 총 2박이지만 거의 반나절도 못 봤는데, 볼 거 없다는 이야기만 블로그에서 주워듣고 너무 과소평가했던 거 같다. 어떻게 한나라의 수도가 볼 게 없을까?
내가 사는 스페인도 여행 오는 한국 분들은 보통 수도 마드리드는 볼 게 없고???? 다른 도시들이 더 볼게 많다는데.. 마드리드만 해도 우선 도시 자체가 훨씬 크고 화려한 것부터 바닥까지 모든 걸 경험할 수 있는 게 좋은 도시인데, 블로그 리뷰만 보고 빼버린 게 너무 아쉽기만 하다.
다음번에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그래서 내게 꼭 다시 가야 하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여행자 거리에 가면 방비엥이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대행해주는 여행사 혹은 숙소의 리셉션들이 많은데, 몇 군데 물어보고 가장 저렴한 곳에서 40,000낍에 오후 2시 벤을 예약을 하고 한 3시간 정도 남아서 우리는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태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메콩강이 흐르는데, 너무 대낮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한 명도 없었다..
뭔가 뜨겁고 외로운 느낌.. 라오스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비해 인구 밀집도가 낮은 게 몸소 느껴지던 도시였다.
너무 업고 그늘이 없던 이곳에서 정말 물을 안마실수가 없었지만 20-30분 전에 산 물은 벌써 미지근해지는 라오스의 날씨.
바람에 휘날리는 라오스 국기.
딱히 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늘도 없는 강 주변은 사진만 찍고 다시 길 건너 여행자 거리 쪽으로 돌아 기로 한다.
(밤엔 강을 따라 야시장도 열린다)
#루헹본거리
알고 찾아온 건 아니고 우리가 있던 곳 맞은편이라 걷다 보니 발견한 현지분들이 가득한 식당들이 많은 식당&맛집 거리.
여행자 거리와 붙어 있다.
꽤 큰 식당에 현지인들이 가득해서 들어가 본 식당은 나중에 블로그 쓴다고 찾아보니 베트남 식당이었다.
라오스라는 나라가 베트남이나 태국에 비해서 음식문화는 많이 발달이 안되어있고 주변 국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어서 그냥 라오스에도 비슷한 걸 먹는구나 했었는데, 라오스에서 먹은 첫끼가 베트남 식당이었단다.
분짜처럼 쌀국수에 베트남식 만두 짜조가 올라가 있었는데 새콤 달콤하고 담백한 게 3-4시간 동안 벤을 타고 이동하기 전에 먹기에 정말 안성맞춤이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아이스커피 같은 걸 시켰는데 진하고 달콤하고 시원한 게 아주 맛있었다. 저 분짜도 한국 돈으로 천 원대고 커피도 그 정도였다. 그런데 이 식당의 대부분의 현지인 분들은 샤부샤부 같은 걸 드시고 계시더라는. (다음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
식당은 구글 지도에서 : 위앙 싸완
식사가 끝나고 여행자 거리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꼬치구이집이랑 과일가게.
매번 태국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공항에 내리자마자 나는 이 습하고 따뜻한 바람에 섞인 숯불 구이와 길거리 음식들이 모조리 섞인 그 냄새..
그래서 스페인을 걸을 때도 바베큐 냄새가 나면 항상 태국이나 라오스를 그리워하게 된다.
무엇보다 라오스 여행이 기억에 많이 남는 이유는 여행을 하면서 만난 좋은 인연들도 있겠지만, 라오스 사람들의 순수함(개인적으로 다른 동남아보다 호객행위가 덜 하다고 느꼈고, 동냥을 하는 거지가 많이 없었다?)
그리고 관광객들 상대로 사기 치려는 사람들보다 도와주고 묵묵하게 자기 일을 끝까지 맡아서 하시는 것,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가족들이랑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리고 잘 다듬어지지 않고 아직까지는 잘 보존된 자연경관 때문이었다.
알록달록 너무 예쁜 건물들이 많았던 비엔티엔 :-)
생각보다 건물들이 알록달록했고, 목조로 예쁘게 지어진 건물들이 많았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숙소를 꼭 여기 근처로 잡고 싶다. 다음번에 꼭 그렇게 해야지.
뒤에서 보는 사원
라오스의 사원의 느낌은 주변 국가 태국이나 베트남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우리나라랑 중국 일본이 다 다르듯 말이다.
이렇게 열성적으로 DSLR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무조건 아이폰 하나만 달랑 들고 다닌다.
이미 이 카메라는 아빠에게 넘어갔지만 (어차피 부모님이 사주신 거다) 사질들을 보니 괜스레 그때가 그립다.(쓰지도 않을 거면서)
밥 먹고 걷고 구경하다 보니 3시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그래서 티켓을 예약했던 곳으로 돌아가 기로 한다.
우리는 여행자 거리에 있던 호스텔 겸 여행사에서 예약을 했는데, 지도를 보니 거긴 이제 문을 닫았다고 한다 :-(
짐도 공짜로 맡아주시고 정말 친절하셨는데 왠지 모르게 아쉽다.
방비엥을 가기 위한 벤을 타기 위해 짧은 비엔티엔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가는 길.
지나가다 만난 저 갈색 건물은 너무너무 멋졌다.
뭔가 저렇게 길다란 게, 프랑스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프랑스나 여기 스페인을 떠올리게 하는(하지만 라오스 스타일을 간직한) 예쁜 건물들이 많았다.
다시 돌아온 여행자 거리는 낮시간이라 대부분 투어를 갔거나 너무 더워서 그런지 정말 너무 한산하다.
마지막 날 밤에도 주변이 그렇게 붐비지 않았던걸 보면 라오스라서 그런 것 같다.
루헹본거리가 여행자 거리 바로 옆인지 모르고 너무 빨리 도착해버려서 버스 예약한 곳 바로 앞에 사원이 있어서 사원에서 구경을 좀 하다 보니 버스 탈 시간이 되어서 우리는 우리가 표를 샀던 호스텔로 돌아가서 짐을 찾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렇게 짧은 비엔티엔 여행기가 끝나고? 우리는 방비엥으로 향했다.
방비엥을 향하는 이 버스 안에서 지금도 한국 갈 때마다 만나는 나의 친구들이자 나의 소중한 라오스 인연들을 만났다.
짧았고 아쉬워서 꼭 또다시 돌아가고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
방비엥이랑 루앙프라방을 갔다가 다음날 아침 버스를 타고 태국으로 떠나기 위해 돌아온 비엔티엔.
이때까지만 해도 동남아 여행이 익숙지가 않아서 -_ㅠ 이동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조금 비용이 더 들더라도 비행기를 탔어야 했는데..)
심지어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엔으로 돌아오는 벤을 예약했는데 알고 보니 방비엥까지 오는 벤이었다. 우리가 방비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벤이 떠난 이후여서 버스터미널은 텅텅 비어있었고, 우리 사정을 말하니 버스 터미널에서 일하시는 기사분께서 뚝뚝이를 불러주셔서 뚝뚝 이를 타고 중간중간 라오스 분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 4시간이 더 걸려서 비엔티엔 외곽에 도착했는데, 그냥 거기서 내려주고 가셨다...
4시간 이상 뚝뚝이를 타고 흙 도로를 달린 우리는 흙먼지를 가득 뒤 짚어 쓴 우리는 그렇게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손짓 발짓으로 뚝뚝이를 잡으려고 했으나, 거기는 정말 뚝뚝이도 택시도 잡히지 않았다.
어떻게 여행자 거리까지 가나 막막했는데, 우리가 헤매고 있으니 현지분께서 오셔서 30분 넘게 도와주셨지만 아무 뚝뚝이도 잡을 수가 없어서 너무 고맙지만 가시라고 하고 한 시간이 넘도록 뚝뚝이를 찾다가 가격 딜해서 간신히 여행자 거리까지 왔다..
저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는데 이것 또한 지나고 나니 웃음만 나오는 추억거리가 되어있다.
정말 항상 이런 식이다.
저번 태국 여행도 그랬다. 제일 마음에 든 식당들은 항상 마지막 날에 발견한다는 것... 도대체 왜 왜 왜!!!
진작에 알았으면 솔직히 우리 같은 스타일은 삼시세끼 여기서 다 때웠을 거다. 그만큼 맛있었다.
태국 북부 도시 우돈타니 - 우돈타니에서 비행기 타고 방콕으로 향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전날 오후 늦게 도착해서 야시장만 잠깐 구경하고 잠을 청한 뒤 버스를 타기 위해 여행자 거리로 돌아와서 밥 먹을 곳을 찾던 중 현지인들이 가득한 식당을 찾았다.
여행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티켓 영수증도 모으는 남편의 취미.
나라별 코카콜라 병을 모으는 취미도 있었으나, 스페인 내에서 이사를 자주 하면서 짐이 된다는 걸 알고 이젠 버린 취미.
애매한 시간이었는데 사람들이 꽉 차있었고 현지인 분들이 가득했으면 중간중간 현지분들이 포장도 많이 해가셨던 맛집.
구글 지도에 Banlao Restaurant라고 치면 된다.
맛집 블로거는 되기 힘든 나.. 항상 몇입 먹고 나면 앗 사진 하면서 생각이 난다.
아 야들야들한 소고기에 바질이랑 프렌치 빈, 양파가 간장소스에 한대 어우러져서 솔직히 내 입엔 불고기보다 더 맛있었다.(프렌치 빈이랑 바질을 너무 좋아한다)
밥이랑 먹으니 순식간에 순삭, 같이 나오는 고추 액젓 소스도 매콤한 게 너무 맛있고 (솔직히 내겐 너무 매웠다) 현지 식당이라 가격도 1-2천 원대로 너무 저렴했다!
언젠가 비엔티엔에 또 간다면 근처에 나무로 지어진 예쁜 숙소에 숙소를 잡고 여기서 하루에 최소 2끼는 해결할 것 같다.
식당 앞쪽엔 이렇게 반찬 같은 걸 파는 분도 계셨고 현지분들이 이것저것 사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내 마음을 쿵 때린 고양이. 동남아는 정말 길 고양이 길 강아지들도 많은데, 정말 순하고 귀엽다.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고 심지어 한입 달라고 와서 애교를 부릴정도다.
이렇게 비엔티엔의 에피소드는 아쉽게 끝이지만 (개인적으로 사진이 없어서 야시장을 담지는 못했지만, 딱히 살 것도 먹을 것 도 없었다.. 하지만 다시 비엔티엔에 간다면 난 또 가볼 테야...) 다음번 라오스 여행땐 꼭 최소 4-5박은 머물고 싶은 비엔티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며 다음 에피소드는 방비엥여행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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